사랑은 모든 것을 변화시킵니다! - From. 베네딕도의 벗들



아직도 마음에 움직이고 있는 뜨거운 불 때문에,
2박 3일 간의 시간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선 짧게나마 카페 조 모임 게시판에 올린 안부 인사글을 올린다.

주님, 당신의 사랑 보다 더 좋은 것은... 정말 없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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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형제/자매님들 모두 다 푹 쉬었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어제 첫 출근이었고 오늘이 두 번째 날입니다.
 
후기를 써야 하는데 아직도 식지 않은 열기 같은 것이 마음에 감돌아
한김 식은 다음 (일주일 영빨이라고 하셨으니 다음 주쯤 되려나요?) 천천히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오늘도 함께 갔던 3조와 4조 자매 두 분에게 문자를 보내,
할 수만 있다면 한 달에 15일은 일하고 15일은 왜관에 가서 기도하고 봉사하고 싶다 라고 했어요.

타볼 산에서 초막 셋을 지어 함께 지내자고 주님께 간청 드렸던
베드로 사도의 마음 처럼 저도 할 수만 있으면 이제는 그 분과 함께 완전히 머무르고 싶었어요.

하지만 하느님께서 제게 하라 명하신 일이 있기에,
월간지를 만들고 단행본을 만들고 그렇게 죽자사자 '성서와 함께' 살아 가는
성서 사도직을 수행하는 사도의 마음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려 합니다.

회사 편집부실에 처음 들어섰을 때, 바오로딸 서원을 보는 것 같은 책들과
출판/국어 관련 서적들을 보고 마음 속으로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릅니다.
우리 회사 책 뿐만 아니라 출판사 간에 기증도 활발해서 분도출판사, 바오로딸, 요셉출판사, 카톨릭출판사 등등...
어디서 부터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모를 책들 사이에서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책과 글과 그리고 말씀과 함께 매일 온 직원이 모여 아침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성경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수도자의 생활 처럼 여섯 번의 공동 기도와 영적 독서로만 채워진 하루는 아니고,
일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형제/자매님, 수녀님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 곳에서의 생활은 하느님께서 저를 내어 쓰실 그 때를 위한 훈련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수도자들의 생활을 옆에서 지켜 볼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체험의 은혜도 주어진 것 같고요.
지금 당장이라도 하느님께 응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 맡겨 드리고 그 분을 좇아 가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아직 용기 내지 못하고 이 곳에서 제게 주어진 일들을 그저 마무리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비록 이전에 있던 회사 보다 집에서 멀고, 출근도 일찍이고, 보수도 적고, 야근도 많고, 바쁘지만,
이 모든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한 가지는 바로 주님께서 함께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대기업에 취직한 것이나 마찬가지' 라며 뿌듯해 하고 있습니다.

수체를 통해서 지금 명하신 일을 열린 마음으로 할 수 있는 특별 보약을 든든히 먹고 온 기분입니다.
약발이 너무 쎄어 이 보약만 계속 먹고 싶어하니 문제지만요 ^^;

6조 여러분은 제게 가장 좋은 비타민과 보약이 되어 주었습니다.
여러분와 하나가 되어 가며, 공동체를 만들어 가며, 나누어 가며 보았던 수많은 하느님의 모습,
여러분의 얼굴과 눈동자와 웃음과 노동 안에서 머무르시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

아마 일생토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모든 분들을 위해서 오늘 한 분 한 분 생각하며 로사리오로 만나겠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변화 시킵니다. 이 못된 저도 변했거든요. 정말이에요! ^^;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요한 6,67).

 

 

은지 마리아 막달레나.

 





by gonz | 2008/08/19 13:17 | 흐르는 마음 | 트랙백 | 덧글(2)

물신 숭배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08년 8월의 말씀

물신 숭배


우리 나라 전체가 지난 몇 십년 동안 달려온 물신숭배의 길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여실히 보고 있습니다.  인간이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조선소 문제로 인해 사회에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한결같이 목덜미 뻣뻣하고, 거짓말에 능하고, 거짓말이 들통났을 때 둘러치기의 명수들입니다.  그들에게서 제일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생존권조차 희생되어도 어쩔 수 없다는 사고방식입니다. 
이 사고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고 얼마나 넓게 만연되어 있는지 삶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 혹시나 나의 동생, 나의 남편이 회사에서는 위와 같은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정많고 이웃을 가족처럼 여기던 우리 민족이 왜 이렇게 삭막하게 변해가고 있는지 그 뿌리의 가장 깊은 곳에 닿아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불안한 세상에서 자신의 입장을 확고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돈뿐이라고 점점 더 깊이 확신해가는 분위기입니다.  가족을 먹여 살린다는 이유가 붙으면 거짓말과 부정조차 당당한 것으로 돌변합니다.

인간의 욕망을 성취시킬 기회가 그 어떤 세기보다 더 많이 주어지는 이 시대, 그러나 그 기회는 인간을 욕망의 포로, 물질의 포로로 만들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자신이 온 열정을 바쳐 이룬 그 물질은 인간을 오히려 노예로 만듭니다.   
물질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이들, 이들도 결국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그 무엇마저 속일 수는 없기에 이들의 얼굴에는 자신들이 살아온 역사가 새겨지게 됩니다. 그들의 과도한 친절과 교양, 멋진 옷도 자신들의 인간됨을 숨기지는 못합니다. 흐릿한 눈빛, 혹은 무엇인가를 캐내고자 하는 눈빛, 비웃는 듯한 웃음.  그들에게서는 사람의 마음에 시원한 바람이 불게 해줄 수 있는 그런 무엇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수도자인 우리 역시 이 특별한 시간 안에서 무엇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지 새삼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지 나 자신도 속고 있는 동안 세월은 나의 얼굴과 몸 전체에 그 살아온 흔적들을 쌓아놓습니다. 그래서 나이든 사람의 아름다움은 젊은이들의 육체적 아름다움과는 다릅니다. 
젊은 시절 미인이었던 사람이 늙을수록 추하게 될 수도 있고, 젊은 시절 그다지 아름답다고 할 수 없던 사람이 나이들면서 고운 모습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대의 道人은 물신숭배의 무서움을 깨달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아픔이 느껴져 올 때 이렇게 기도합니다.
마음에 쌀겨같이 가슬가슬거리는 원망일랑 훅 불어내고
정갈한 시 하나 떠오르게 해주소서.

쌀겨처럼 산산이 흩어진 마음이 간절함으로 한 점에 모일 때
산 속 맑은 샘물 하나 고이게 해주소서.
맑은 물로 마음 씻고 내 아픔보다 그의 거칠음이 더 아프게 느끼게 해주소서.

이렇듯 얽히고 설킴이 없이,
하나됨도 없음을 깨달을 푸른 눈을 주소서.


함께 기도하는 곳에 사랑이 움틉니다.
  
   물질적 가난 속에 허덕이는 많은 이들을 기억합니다.
   냉정한 사회 안에서도 이들이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감으로써
   오히려 자신을 극복하는 참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gonz.




by gonz | 2008/08/08 01:28 | 당신에게 돌리는 | 트랙백 | 덧글(2)

잔잔하지만 널리 퍼지는 파문


다시, 시작.
겨우 마음을 잡아 유예 기간을 늘리기 위해,
단 한 번 더 생각을 해 보기 위해,
그래, 해보자. 다시 여기서 살아 보자.

그랬었는데.

다시, 파문.
이래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애써 돌려 감추었는데,
드러나 버렸다. 마음은 알고 있다.
막연하지만, 나는 답을 알고 있다.

이래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TOEIC이니 구직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지금, 유예 기간을 늘리려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이래선 어느 한 군데에 마음을, 열정을, 힘과 에너지를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다고.




오늘 잠은 다 잤다.





gonz.



by gonz | 2008/08/03 01:54 | 흐르는 마음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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